2024년 세계 기대수명 순위와 한국의 위치, 217개국 중 우리는 몇 위?

2024년 세계 기대수명 순위와 한국의 위치, 217개국 중 우리는 몇 위일까 - 세계 기대수명 순위

사진: Gustavo Fring / Pexels

환갑잔치가 옛말이 된 지는 이미 오래전 일입니다. 요즘은 동네 공원이나 산책로만 나가봐도 80대 어르신들이 정정하게 운동하시고 활기차게 일상을 즐기시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는데요.

2024년 월드뱅크가 217개국을 대상으로 집계한 자료를 바탕으로 세계 기대수명 순위를 들여다보면, 우리의 이러한 일상적 관찰이 통계로도 고스란히 증명됨을 알게 됩니다. 과연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전 세계 수많은 국가 중에서 어느 정도 위치에 자리하고 있을까요? 경제 수준이 엇비슷한 다른 나라들과 비교했을 때 우리는 더 오래 사는 편일까요, 아니면 그 반대일까요.

오늘 이 글에서는 국가별 통계 데이터를 통해 한국의 현주소와 전 세계적인 수명 분포의 차이를 차분히 정리해 드립니다. 한국이 속한 상위권 그룹의 뚜렷한 특징과, 우리와는 전혀 다른 환경에 놓인 국가들의 뼈아픈 상황을 함께 비교해 볼까 합니다.

세계 기대수명 순위, 217개국 중 14위를 기록한 대한민국의 위치

월드뱅크가 발표한 2024년 기준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한국의 기대수명은 약 83.6세로 전체 집계 대상인 217개국 가운데 14위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전 세계 톱 15안에 드는 최상위권의 성적표입니다. 기대수명이란 특정 연도에 태어난 아이가 앞으로 평균적으로 몇 년을 살 수 있을지 예측한 통계 지표입니다. 한 국가의 전반적인 보건 인프라, 영양 상태, 그리고 삶의 질을 종합적으로 가늠하는 척도로 자주 쓰이는 편입니다.

이 83.6세라는 숫자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다른 그룹과 대조해 보면 더욱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세계 전체 국가들의 평균 수명이 약 73.5세로 한국인은 전 세계 평균보다 무려 10년 이상 더 오래 사는 셈입니다. 보건 의료 선진국들이 다수 모여 있는 경제 협력 개발 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인 80.4세와 비교해도 3년 이상 긴 수명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아시아 태평양 지역 내에서는 3위에 해당하는 홍콩(85.4세)과 10위인 일본(84.0세)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위치를 점하고 있습니다. 우수한 의료 접근성과 전국적인 건강 보험 시스템의 정착, 영유아 사망률 감소, 그리고 노년층의 만성질환 관리 기술 발달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가 뒷받침하는 배경으로 꼽힙니다.

2000년부터 2024년까지 한국의 추이

한국이 처음부터 이처럼 최상위권의 수치를 기록하며 장수 국가의 타이틀을 얻었던 것은 아닙니다. 시계를 2000년으로 되돌려보면 당시 한국의 기대수명은 75.9세에 불과했습니다. 그 후 24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우리의 수명 지표는 단 몇 차례의 예외를 제외하고는 멈추지 않고 꾸준히 우상향하는 곡선을 그렸습니다. 불과 25년만에 평균 수명이 8년 가까이 늘어난 것은 세계적으로도 꽤 놀라운 속도입니다. 2010년에는 80.1세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80대 벽을 돌파했고, 2019년에는 83.2세에 도달하며 안정적인 궤도에 진입한 모습입니다.

사실 이 길고 긴 상승 곡선에도 작은 굴곡은 존재했는데요.

2021년 83.5세까지 올랐던 기대수명이 2022년에는 82.7세로 다소 큰 폭의 하락을 보였습니다. 이는 당시 전 세계를 휩쓸었던 코로나 유행의 여파가 사망률 통계에 직접적으로 반영된 결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감염병에 취약한 고령층의 피해가 컸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2023년에 83.4세로 곧바로 가파른 반등에 성공한 점이 눈에 띕니다. 나아가 2024년에는 83.6세로 다시 자체 최고치를 경신해 냈습니다.

예상치 못한 외부적인 보건 위기가 닥쳐와도 빠르게 이전의 건강 지표를 회복하는 한국 사회의 탄탄한 의료 인프라와 회복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상위권 국가들의 특징과 극명한 세계적 격차

세계 최상위권을 차지한 나라들의 면면을 비교해 보면 한 가지 뚜렷한 패턴을 하나 찾을 수 있는데요.

1위 모나코(86.5세), 2위 산마리노(85.8세), 3위 홍콩(85.4세), 6위 리히텐슈타인(84.2세) 등 인구 규모가 작고 1인당 소득 수준이 매우 높은 도시국가나 소규모 지역들이 상위 10위권의 절반 이상을 휩쓸고 있습니다. 좁은 영토 안에 최고급 의료 시설이 밀집해 있고, 주민들의 생활 수준이 극히 높다는 공통점을 지닙니다.

인구 규모가 수천만 명 이상으로 일정 수준 뒷받침되는 주요 선진국 중에서는 스위스(84.4세), 스웨덴(84.1세), 일본(84.0세), 이탈리아(84.0세), 스페인(83.9세) 등이 상위권에 촘촘하게 포진한 상태입니다. 한국은 바로 이 거대한 복지 및 경제 선진국 그룹의 바로 뒤를 바짝 쫓으며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습니다. 지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자주 비교되는 15위 싱가포르(83.3세)보다도 근소하게 앞선 순위입니다.

그런데 시선을 하위 15개국으로 돌리면 전혀 다른 통계와 마주하게 됩니다. 수명이 가장 짧은 국가들은 예외 없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에 집중된 경향이 뚜렷합니다. 최하위인 나이지리아는 54.6세, 꼴찌에서 두 번째인 차드는 55.2세에 머물러 있는데요. 그 위로도 중앙아프리카공화국(57.7세), 남수단(57.7세), 소말리아(59.0세) 등 내전이나 극심한 빈곤에 시달리는 국가들이 하위권을 채우고 있습니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 전체의 평균 역시 62.8세로 다른 대륙에 비해 확연히 낮은 수준입니다. 1위 모나코와 최하위 나이지리아의 수명 격차는 무려 32년에 달합니다. 태어난 국가의 경제력과 치안, 보건 인프라에 따라 생존할 수 있는 시간이 30년 이상 차이 난다는 사실은, 글로벌 보건 불평등이 여전히 심각하다는 점을 묵묵히 보여주는 슬픈 단면이 아닐까 싶습니다.

길어진 삶, 우리는 어떻게 채워갈 것인가

월드뱅크의 2024년 통계 데이터는 한국이 명실상부한 최상위 장수 국가임을 숫자로 분명하게 증명하고 있습니다. 2000년 75.9세에서 조용히 시작된 여정이 어느덧 84세를 향해 가고 있으며, 우리는 이제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 혜택과 장수를 누리는 국가의 일원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통계 블로거로서 여러 지표를 다루다 보면, 이처럼 꾸준하고 확실하게 상승 곡선을 그리는 지표를 만나는 것은 꽤 기분 좋은 일입니다.

 육체적인 생존 기간이 늘어난 만큼 그 길어진 시간을 얼마나 건강하고 긍정적으로 채워갈지가 개개인에게 남겨진 숙제이기도 합니다.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사는 실제 시간과의 격차를 줄이는 것도 앞으로 우리가 마주할 현실적인 고민이 될 것입니다. 국가적인 시스템이 우리의 생명을 길게 연장해 주었다면, 이제 남은 것은 그 일상의 질을 스스로 높이는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전체 순위 (상위 50개국)

1 Monaco 86.5
2 San Marino 85.8
3 Hong Kong SAR, China 85.4
4 Kuwait 84.6
5 Switzerland 84.4
6 Liechtenstein 84.2
7 French Polynesia 84.2
8 Andorra 84.2
9 Sweden 84.1
10 Japan 84
11 Italy 84
12 Spain 83.9
13 Gibraltar 83.6
14 🇰🇷 Korea, Rep. 83.6
15 Singapore 83.3
16 Macao SAR, China 83.3
17 Israel 83.2
18 Luxembourg 83.2
19 Norway 83.2
20 Faroe Islands 83.1
21 United Arab Emirates 83.1
22 Australia 83.1
23 Ireland 83
24 France 83
25 Malta 83
26 Iceland 82.8
27 Qatar 82.5
28 Bermuda 82.5
29 Portugal 82.4
30 Finland 82.3
31 Belgium 82.3
32 Slovenia 82.3
33 Denmark 82.3
34 Canada 82.1
35 New Zealand 82
36 Austria 82
37 Netherlands 82
38 Puerto Rico (US) 81.9
39 Greece 81.8
40 Cyprus 81.8
41 Bahrain 81.4
42 United Kingdom 81.4
43 Chile 81.4
44 Maldives 81.3
45 Channel Islands 81.2
46 Isle of Man 81.1
47 Costa Rica 81
48 Germany 80.8
49 Virgin Islands (U.S.) 80.8
50 Cayman Islands 80.5

📊 자료 출처: World Bank · 2024년 기준 데이터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