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세계 1인당 육류 소비량 순위

2023년 세계 1인당 육류 소비량 순위: 상위권 국가의 의외의 공통점과 한국의 위치 - 1인당 육류 소비량

사진: Beyza Emişen / Pexels

1년에 고기를 약 157kg이나 먹는 나라가 있습니다. 하루에 약 430g씩, 매일같이 두툼한 스테이크를 하나씩 먹어 치우는 셈인데요. 이번에 다룰 주제는 바로 1인당 육류 소비량입니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이 운영하는 통계 사이트 OWID(Our World in Data)에서 2023년 기준 176개국의 데이터를 집계한 결과, 우리가 흔히 고기를 많이 먹을 거라 짐작하는 서구권 국가 외에도 꽤 의외의 나라들이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 수치들이 각국의 식문화와 경제 상황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는지 차분히 들여다보려 합니다.

1인당 육류 소비량 최상위권의 두 가지 패턴

상위 15개국을 자세히 뜯어보면 일반적으로 드넓은 영토를 바탕으로 목축업이 발달한 전통적인 고기 생산 대국들입니다.

미국이 122.06kg으로 전체 4위, 호주가 116.78kg으로 7위에 자리했고, 남미의 대표적인 소고기 생산 강국인 아르헨티나(114.95kg, 8위)와 브라질(104.57kg, 15위)도 예상대로 최상위권에 랭크되었습니다.

끝없는 초원에서 가축을 기르는 몽골은 무려 136.14kg을 기록하며 당당히 2위에 올랐는데요. 몽골의 경우 유목이라는 오랜 생활 방식과 척박하고 추운 기후를 견디기 위해 열량이 높은 육류 위주의 식단이 생존에 필수적이었다는 역사적 배경이 있습니다. 동유럽의 벨라루스(111.72kg, 10위)나 중동의 이스라엘(108.73kg, 13위) 역시 각자의 농업 환경과 식습관을 바탕으로 높은 소비량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숫자에서 작은 섬나라들이 상위권을 절반 이상 휩쓸었다는 점이 가장 먼저 보였습니다.

156.93kg으로 전 세계 1위를 차지한 통가(Tonga)를 필두로, 마셜 제도(3위, 125.62kg),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6위, 118.46kg), 바하마(9위, 114.91kg), 나우루(11위, 109.23kg), 사모아(12위, 109.04kg) 등 태평양과 카리브해의 작은 국가들이 대거 포진해 있습니다. 여기에 마카오(121.23kg, 5위)와 홍콩(107.43kg, 14위) 같은 좁은 면적의 도시 국가도 눈에 띕니다.

사실 이들 국가는 농경지나 목초지가 부족해 자체적인 식량 생산 기반이 취약하고, 보관과 운송이 상대적으로 쉬운 수입산 가공육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은 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신선한 육류나 채소를 조달하기 어려운 지리적 한계 탓에, 장기 보관이 가능한 통조림 고기나 가공품이 전통 식단을 빠르게 대체한 것이죠. 경제적, 지리적 요인이 결합하여 신선한 채소 대신 고열량 수입 육류 소비가 일상화된 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극명하게 엇갈리는 1위와 꼴찌

지표를 하위권으로 돌려보면 세계의 영양 불균형과 식문화의 스케일 차이가 얼마나 큰지 실감하게 됩니다.

176개국 중 가장 고기를 적게 먹는 나라는 아프리카 중부의 콩고민주공화국으로, 1년에 단 3.49kg을 소비하는 데 그쳤습니다. 1위 통가와 비교하면 무려 45배에 달하는 엄청난 격차입니다. 방글라데시(4.49kg), 마다가스카르(5.34kg), 아프가니스탄(6.39kg), 르완다(6.43kg), 에티오피아(6.91kg) 등 하위 15개국 대부분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나 남아시아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들 지역에서는 단백질 공급을 주로 식물성 자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으며, 육류는 일반 서민들이 일상적으로 소비하기에 경제적 장벽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물론 경제력만이 유일한 원인은 아닙니다.

1인당 8.12kg을 기록하며 하위권에 머문 인도의 경우, 종교적 신념과 전통적인 채식 문화가 강력하게 작용하는 대표적인 곳입니다. 나이지리아(7.11kg)나 니제르(7.66kg), 케냐(10.18kg) 역시 축산업의 발전이 더딘 환경 속에서 곡물 위주의 식단이 주를 이루는 경향이 있습니다. 우간다(10.85kg), 모잠비크(10.35kg), 시에라리온(10.82kg), 스리랑카(11.56kg)와 코트디부아르(12.02kg)도 간신히 10kg을 넘긴 수준입니다.

식문화와 경제적 여건이 맞물려 지구촌 한쪽에서는 매일 고기를 먹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한 달에 한두 번 고기를 맛보기도 힘든 현실이 통계 숫자에 고스란히 묻어납니다.

37위 대한민국, 꾸준히 우상향 중인 육류 소비량

그렇다면 한국의 위치는 어느 정도일까요?

대한민국은 2023년 기준 84kg으로 집계된 176개국 중 37위를 기록했습니다. 상위 15위권의 고기 소비 강국들과 비교하면 아직 여유가 있지만, 세계적인 기준에서는 꽤 높은 편에 속합니다. 과거에 비해 밥상에 고기반찬이 올라오는 빈도가 확실히 잦아졌고, 이제는 회식이나 외식 메뉴에서 고기를 빼놓고 이야기하기 어려운 수준이 되었습니다.

특히 눈여겨볼 부분은 한국의 소비량 추이입니다.

2000년만 해도 46.78kg에 불과했던 한국인의 1인당 육류 소비량은 지난 20여 년간 한 해도 빠짐없이 거의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려왔습니다. 2001년 42.87kg으로 잠시 주춤했던 때를 제외하면, 2003년 처음 50kg대(52.09kg)에 진입하며 식단 변화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습니다. 이후 안정적인 오름세를 보이다가 2011년(62.22kg)에 처음 60kg을 넘어섰습니다.

상승세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2015년(71.48kg)에 70kg 고지를 밟았으며, 마침내 2019년(80.91kg)을 기점으로 80kg 선마저 돌파했습니다. 2023년에는 84kg까지 도달했으니, 2000년과 비교하면 소비량이 거의 두 배 가까이 크게 늘어난 셈입니다.

경제 성장과 함께 배달 및 외식 산업이 빠르게 발달하고 다양한 조리법이 보급되면서, 식탁의 중심축이 밥과 채소에서 고기로 뚜렷하게 이동하고 있는 흐름이 수치로 명확히 나타납니다.

식문화의 지도를 읽으며

세계 각국의 데이터를 찬찬히 들여다보니, 고기라는 식재료 하나에 한 나라의 지리적 환경과 경제력, 그리고 사람들의 오랜 삶의 방식이 촘촘하게 얽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끝없이 펼쳐진 초원을 달리는 몽골의 양고기부터, 신선식품을 구하기 힘든 태평양 섬나라 통가의 수입산 통조림 고기, 그리고 가파른 소비량 상승세를 보이는 한국의 삼겹살과 치킨까지 각기 다른 사연을 품고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밥상머리에서 무심코 젓가락을 뻗는 제육볶음이나 불고기 한 접시에도 세계화와 경제 성장의 궤적이 숨어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고기를 즐기는 방식은 나라마다 다르지만, 식탁을 풍성하게 채우려는 마음만큼은 전 세계가 비슷하지 않을까요? 여러분의 오늘 저녁 식탁에는 어떤 음식들이 올라올 예정이신가요?

전체 순위 (상위 50개국)

1 Tonga 156.9
2 Mongolia 136.1
3 Marshall Islands 125.6
4 United States 122.1
5 Macao 121.2
6 Saint Vincent and the Grenadines 118.5
7 Australia 116.8
8 Argentina 115
9 Bahamas 114.9
10 Belarus 111.7
11 Nauru 109.2
12 Samoa 109
13 Israel 108.7
14 Hong Kong 107.4
15 Brazil 104.6
16 Denmark 101.3
17 Spain 100.8
18 Croatia 99.7
19 Portugal 99.3
20 Chile 98.5
21 French Polynesia 98.5
22 Ireland 98.4
23 Iceland 98.1
24 Montenegro 96.9
25 Antigua and Barbuda 96.4
26 Canada 94.8
27 Taiwan 91.5
28 Saint Lucia 90.3
29 New Caledonia 89.6
30 Saint Kitts and Nevis 88.8
31 Guyana 88.7
32 Tuvalu 85.1
33 Russia 84.8
34 United Kingdom 84.4
35 Bolivia 84.4
36 Serbia 84.2
37 🇰🇷 South Korea 84
38 Poland 83.3
39 Luxembourg 83
40 Latvia 82.7
41 Czechia 82.3
42 Greece 82
43 Lithuania 80.9
44 Grenada 80.5
45 France 80.3
46 New Zealand 79.5
47 Mexico 78.2
48 Panama 78
49 Cyprus 78
50 Hungary 76.3

📊 자료 출처: OWID · 2023년 기준 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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