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Abdulaziz hasan / Pexels
세계 수산물 어획량 데이터
식탁 위의 고등어 한 토막이 손에 들어오기까지 바다에서는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요?
세계은행(World Bank)의 2024년 통계 데이터를 보면 전 세계 215개국이 기록한 자연산 수산물 어획량 지도와 해양 경제의 판도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한 해 인류가 바다와 강에서 건져 올린 야생 수산물은 약 9,440만 톤으로 집계되었는데요 [출처: FAO, 2024]. 이 거대한 숫자 속에서 국가별 지리적 조건과 해양 정책이 생산성의 차이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먼저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데이터를 읽기 전에 명확히 해두어야 할 개념이 있습니다.
이 지표는 상업적, 생계형 조업을 포함하여 바다나 강에서 잡은 ‘자연산 야생 수산물’의 생체중량만을 뜻합니다. 따라서 바다나 육상에서 기른 ‘양식업(Aquaculture)’ 생산량은 제외되어 있지요. UN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최근 역사상 최초로 양식업 생산량이 자연산 어획량을 추월했기 때문에, 이 수치만으로 한 나라의 수산물 공급 능력을 평가하면 다소 오차가 생길 수 있습니다.
여기에 버려지는 폐기량이나 불법 및 비보고 조업(IUU) 물량이 통계에서 누락된다는 한계도 존재합니다. 일부 국가의 통계 왜곡 사례처럼 데이터의 완전한 신뢰도를 담보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는데요. 그럼에도 이 통계는 전 세계 어선들이 실질적으로 어느 정도의 자연산 자원을 길어 올리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객관적인 기준점입니다.
상위권 국가들이 보여주는 해양 영토의 지리적 이점
수산 자원을 가장 많이 캐내는 상위권 국가들을 보면 공통분모가 관찰됩니다. 중국, 인도네시아, 인도, 페루, 러시아 등 5위권 국가들은 하나같이 엄청나게 긴 해안선과 드넓은 배타적경제수역(EEZ)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조업할 수 있는 영토 자체가 광대하다는 이점이 있지요. 여기에 한류와 난류가 만나는 조경 수역이나 풍부한 용승 지대를 끼고 있다는 자연적 혜택도 존재합니다.
지리적 행운 뒤에는 대규모 어선단과 정부의 보조금 정책이 버티고 있습니다. 상위권 강국들은 먼바다까지 나갈 수 있는 원양 어선단을 육성하기 위해 보조금 혜택을 제공해 왔습니다 [WTO, 2025]. 이러한 국가 주도의 인프라 구축이 결합하면서 자연 자원을 대량의 산업용 원자재로 변환시키는 강력한 어업 생태계가 안착했지요.
재미있는 건 소득 수준별 평균 어획량에서도 이러한 격차가 드러난다는 사실입니다. 세계은행 통계에서 전체 평균값은 약 9,440만 톤이지만, 중국과 인도 등이 포함된 중소득국 그룹의 생산량은 약 6,298만 톤에 달합니다. 반면 유럽연합(EU)의 생산량 총합은 약 355만 톤 수준에 머물러 있어 경제권에 따른 해양 자원 활용 패턴의 차이가 무척 극명하게 갈리지요.
세계 어업의 3대 거인
중국, 인도네시아, 페루의 차별화된 어업 구조
개별 국가들이 거두고 있는 실적과 그 내막을 자세히 들여다볼 차례입니다.
2024년 통계에서 1위를 차지한 중국의 연간 수산물 어획량은 무려 약 1,326만 톤에 이릅니다. 2위인 인도네시아(약 782만 톤)와도 두 배에 가까운 차이를 벌리며 독주하고 있는데요. 자국 연안 자원 고갈에 대응해 중국 정부는 원양어업을 적극 키웠습니다. 그 결과 2022년 원양 생산량만 233만 톤에 달해 야생 어획량의 18%가량을 외해에서 충당하는 구조를 확립했습니다 [Dialogue Earth, 2024].
2위인 인도네시아는 도서 국가라는 지리적 천혜를 누리고 있습니다. 풍부한 생태계를 기반으로 약 782만 톤을 어획하고 있지만 중국과는 산업 구조가 판이합니다. 인도네시아는 어민이 소형 목선으로 조업하는 영세 어업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데요. 이에 정부는 자국 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불법 외국 선박에 대한 강력한 단속 정책을 펼쳤고, 수산자원관리구역(WPP) 제도를 도입해 구역별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눈여겨본 부분은 4위에 이름을 올린 페루(약 576만 톤)입니다. 페루 연안은 험볼트 해류(Humboldt Current) 덕분에 세계 최고의 용승 현상이 일어나는 황금어장이지요. 이곳에서 잡히는 수산물의 대부분은 ‘안초베타’라고 불리는 멸치류입니다. 이 물량은 직접 소비하기보다 양식업과 축산업 사료의 핵심 원료인 어분(Fishmeal)과 어유로 변환되며, 페루가 글로벌 어분 공급량의 약 20%를 분담하는 구조이지요 [The Japan Times, 2026].
그런데 페루의 생산성은 자연 환경에 극도로 취약한 약점을 안고 있습니다. 엘니뇨 현상이 발생하면 차가운 용승류가 차단되면서 안초베타 어군이 순식간에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2023년 강한 엘니뇨로 어획량이 무너졌다가 2024년에야 일시적인 회복세를 보인 것처럼, 기후 변동에 따라 국가 단위 생산 통계가 요동치는 불안정성을 안고 가야 합니다 [IFFO, 2026].
바다가 없는 국가들이 어업 생산량이 존재한다?
상위권 국가들이 수백만 톤을 건져 올리는 동안, 하위권 국가들은 어획량이 사실상 ‘0’에 수렴하고 있습니다 . 철저하게 지리적 조건에 기인한 현상입니다. 하위권의 대다수는 바다와 전혀 접하지 않은 완전한 내륙국이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내륙국인 부탄이나 몽골(약 31톤), 키르기스스탄(약 32톤) 같은 나라들은 강이나 호수 같은 내수면 어업으로 일정 생산량을 보이고도 있습니다. 모나코나 지브롤터(약 25.5톤)처럼 영토가 좁은 강소국들 역시 어업을 상업적인 산업으로 키우기보다는 금융, 관광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업 중심의 경제 구조를 택했기에 굳이 바다에 어선을 띄우지 않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반면 넓은 영해와 기술을 갖추었음에도 어획량이 추락하는 예외 사례도 존재합니다. 대표적인 나라가 바로 8위에 오른 일본(약 285만 톤)인데요. 일본은 역사적으로 세계 바다를 누비던 어업 강국이었으나 최근 어획 생산량이 계속 감소하는 추세에 직면했습니다. 이는 지리적 결함이라기보다는 어촌의 급격한 인구 고령화와 청년층의 조업 기피, 그리고 식습관의 서구화로 인한 수산물 소비 감소 등 사회 구조적 요인이 결합한 결과이지요.
세계 18위에 오른 대한민국, 최근 어업 생산성의 복합적 변화
우리나라는 조사 대상국 215개국 중 18위(약 127만 톤)를 기록하며 여전히 상위권 어업국의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 추이를 살펴보면 가벼운 마음으로 넘기기 힘든 징후들이 포착되는데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연간 180만 톤에서 200만 톤을 넘나들던 대한민국의 어획량은 완연한 하강 곡선을 그리더니 최근에는 120만~130만 톤 대에 머무르는 흐름을 보입니다. 특히 2015년 약 166만 톤에 달했던 어획량이 2016년 약 137만 톤 수준으로 하강한 사건은 깊은 흔적을 남겼지요.
사실 2016년은 대한민국 연근해 어업 생산량이 약 92만 톤에 그치며, 1972년 이후 44년 만에 처음으로 100만 톤 벽이 무너진 해였습니다. 이 급감의 배후에는 삼중고가 자리 잡고 있었는데요. 첫째는 동해의 저수온과 서해의 고수온이 겹친 기후 이상 현상으로 인해 주력 어종인 살오징어 등의 어장 형성이 부진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여기에 중국 어선들의 무분별한 싹쓸이 불법 조업과 국내 어민들의 어린 오징어 남획이 맞물렸지요.
대한민국 어업은 심각한 구조적 변화를 겪고 있지요. 어촌 인구의 고령화와 노동력 부족으로 조업 역량이 저하되는 추세입니다. 이에 더해 정부의 연근해 어선 감척 사업으로 조업 선박 수가 대폭 축소되기에 이르렀지요. 채취 어업 대신 해면 양식업으로 산업의 중심축이 이동한 점도 어획량 하락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한국농어민신문, 2025]. 실제로 한국은 어획량 감소세와 별개로 수산물 소비량이 남다른 국가인데요. 2023년 세계 1인당 수산물 소비량 순위, 53kg을 먹는 한국의 압도적 위치에 관한 통계만 보아도 알 수 있듯이, 부족분을 수입이나 양식으로 보완하는 실정입니다.
그렇다면 시야를 넓혀 선진국 클럽이라 불리는 OECD 회원국들과 비교해 보면 한국의 위치는 어떻게 달라질까요?
OECD 38개 회원국 내에서 대한민국은 미국, 일본, 칠레, 노르웨이, 멕시코의 뒤를 이어 당당히 6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이는 고부가가치 산업이 발달한 국가들 중에서도 한국의 해양 생산 기반이 견고함을 증명하는 셈이지요. 국토 면적이나 인구 규모 대비 이 정도의 생산 규모를 유지한다는 것은 가볍게 볼 수 없는 성과 아닐까 싶습니다.
기르는 어업으로의 전환
지구촌 바다는 현재 자원 보존과 식량 안보라는 두 가지 거대한 가치가 충돌하는 역사적 전환점을 지나고 있습니다. UN 식량농업기구(FAO)의 2024년 세계 수산물 및 양식업 동향 보고서(SOFIA 2024)에 따르면, 역사상 최초로 양식업 생산량(약 9,440만 톤)이 자연산 어획량(약 9,100만 톤)을 넘어섰습니다. 이는 인류가 해양 자원을 바다에서 단순히 채취하던 방식에서 스스로 길러서 수확하는 청색 전환(Blue Transformation)의 길로 완전히 접어들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이정표가 아닐까 싶습니다다.
동시에 국제 규범도 자연산 어획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톱니바퀴를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세계무역기구(WTO)는 해양 자원 고갈의 주범으로 꼽히던 불법 조업과 과잉 어획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금지하는 ‘수산보조금 협정‘을 2025년 9월 15일에 공식 발효했는데요. 그동안 전 세계 어선들이 보조금을 업고 공해상에서 마구잡이로 고기를 잡던 관행에 강력한 제동이 걸린 것입니다. 규제를 따르지 않는 국가의 수산물은 글로벌 무역 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게 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WTO, 2025].
이러한 변화 속에서 어업 강국들은 이제 생산량 경쟁이라는 양적 팽창에서 벗어나 자원 보존과 지속 가능한 어업이라는 새로운 질서에 적응해야만 하는 숙제를 떠안았습니다. 우리나라도 매년 심해지는 고수온 현상과 연안 자원 고갈 속에서 어떻게 지속 가능한 공급망을 유지할지 깊이 고뇌해야 할 시기이지요. 단순히 남보다 많이 잡는 것보다, 바다 생태계와 공존하며 식탁의 풍요를 지키는 균형점을 찾는 것이야말로 다가올 바다의 질서에서 가장 가치 있는 능력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전체 순위 (상위 50개국)
| 1 | China | 13262322 |
| 2 | Indonesia | 7817070 |
| 3 | India | 6356491.7 |
| 4 | Peru | 5764700.9 |
| 5 | Russian Federation | 5018709.6 |
| 6 | United States | 4213780 |
| 7 | Viet Nam | 3433838.5 |
| 8 | Japan | 2848387.4 |
| 9 | Chile | 2527787.4 |
| 10 | Norway | 2329284.9 |
| 11 | Bangladesh | 2040419 |
| 12 | Mexico | 1920827.1 |
| 13 | Myanmar | 1736760 |
| 14 | Thailand | 1653591.6 |
| 15 | Philippines | 1626912.6 |
| 16 | Morocco | 1426660.8 |
| 17 | Malaysia | 1405587.3 |
| 18 | 🇰🇷 Korea, Rep. | 1273390.6 |
| 19 | Iceland | 1008804 |
| 20 | Argentina | 905929.9 |
| 21 | Nigeria | 855310 |
| 22 | Iran, Islamic Rep. | 789229 |
| 23 | Ecuador | 784914.8 |
| 24 | Spain | 764462.2 |
| 25 | United Kingdom | 755323.1 |
| 26 | Oman | 727005.5 |
| 27 | Brazil | 720403.9 |
| 28 | Canada | 681733.1 |
| 29 | Faroe Islands | 677690.7 |
| 30 | Mauritania | 640321.9 |
| 31 | Angola | 610036.4 |
| 32 | Cambodia | 606654 |
| 33 | Uganda | 538160 |
| 34 | Pakistan | 536745 |
| 35 | Tanzania | 530932.6 |
| 36 | South Africa | 521938.1 |
| 37 | Senegal | 500077 |
| 38 | Ghana | 496158.7 |
| 39 | Mozambique | 495725.1 |
| 40 | Colombia | 493550 |
| 41 | France | 480653.1 |
| 42 | Denmark | 467775.1 |
| 43 | Egypt, Arab Rep. | 425501 |
| 44 | Guinea | 384261 |
| 45 | Namibia | 381230.1 |
| 46 | Turkiye | 355994.5 |
| 47 | Sri Lanka | 355901.5 |
| 48 | Papua New Guinea | 342808.2 |
| 49 | Greenland | 331285 |
| 50 | New Zealand | 324446.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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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출처: World Bank · 2024년 기준 데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