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세계 여성 국회의원 비율 순위: 119위 한국의 현주소

2025년 세계 여성 국회의원 비율 순위: 119위 한국의 현주소와 양극단 국가들 - 여성 국회의원 비율

사진: Daniel Miller / Pexels

20.33%. 2025년 현재 대한민국 국회 본회의장에 앉아 있는 의원 5명 중 1명꼴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텔레비전 뉴스를 볼 때 무심코 지나치던 정당 회의나 국정감사장의 풍경을 떠올려보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숫자이기도 합니다. 세계 은행(World Bank)이 집계한 2025년 기준 184개국 여성 국회의원 비율 데이터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글로벌 무대에서 우리의 현주소가 꽤 선명하게 드러나는데요. 평소 막연하게 느끼던 정치권의 성비 불균형이 세계 지도 위에서는 어느 정도 좌표에 위치해 있는지 차분히 확인해 볼 수 있는 객관적인 지표입니다.

오늘은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상위권과 하위권의 극명한 양극단, 그리고 그 사이에서 한국이 걸어온 길을 차분히 따라가 봅니다.

한국의 여성 국회의원 비율 현주소 – 20.33%

올해 집계된 184개국 중에서 한국은 119위를 기록했습니다. 184개국 중 119위라는 것은 우리 위로 118개의 국가가 존재한다는 뜻입니다. 경제 규모나 문화적 파급력에서 늘 세계 상위권을 다투는 한국의 일반적인 국제적 위상과는 사뭇 다른 위치입니다. 수치 자체만 떼어놓고 봐도 세계 전체 평균인 27.25%에 한참 못 미치는 상황입니다. 특히 우리가 경제나 사회 지표를 논할 때 자주 비교 기준으로 삼는 OECD 회원국 평균이 33.41%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 격차는 한층 더 뚜렷하게 다가옵니다.

지역별이나 소득 그룹별 평균과 비교해 봐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나는데요.

민주주의 역사가 깊은 유럽연합(33.01%)이나 북미(29.55%)는 물론이고,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27.03%)나 중소득국 평균(25.76%)보다도 한국의 수치가 낮습니다. 심지어 아시아 권역 내에서도 동아시아·태평양 평균(23.35%)을 다소 밑돌고 있습니다.

다른 경제 지표들은 선진국 그룹에 확고히 자리 잡고 있지만, 정치 분야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이 지표만큼은 상대적으로 매우 더딘 걸음을 걷고 있는 셈입니다. 

2000년 5%대에서 20%를 넘기기까지의 인내

물론 한국이 처음부터 20%대의 수치를 기록했던 것은 아닙니다. 시계를 2000년대 초반으로 되돌려보면 한국 국회의 여성 비율은 5.86%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다 2004년에 13.04%로 두 배 이상 훌쩍 뛰었는데요. 이는 당시 정당법과 공직선거법 개정을 통해 비례대표 후보의 50%를 여성으로 추천하도록 의무화하는 등 제도적 장치가 정치권에 본격적으로 도입된 시기와 맞물려 있습니다. 제도의 변화가 실제 지표를 어떻게 단번에 끌어올릴 수 있는지 보여주는 아주 명확한 역사적 사례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이후의 행보는 오랫동안 지루한 정체기에 머물렀습니다. 2004년 이후 10년이 넘도록 13~17% 구간의 좁은 박스권을 맴돌며 아주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리는 데 그쳤습니다. 2016년에 17%를 기록한 뒤에도 몇 년간 제자리걸음을 하다가, 2020년에 이르러서야 19%대에 진입했습니다. 그리고 2024년이 되어서야 지역구 당선자 비율이 미세하게 증가하며 마침내 20%의 벽을 간신히 넘겼습니다. 5%에서 20%로 오는 데 무려 사반세기의 시간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같은 기간 동안 급격하게 제도를 정비하며 30~40%대로 치고 올라간 다른 국가들의 변화 속도와 비교하면 우리의 발걸음은 꽤 무겁고 느리게 느껴집니다.

상위권을 휩쓴 중남미 국가들

그렇다면 세계 최상위권에는 어떤 나라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을까요?

1위는 무려 63.75%를 기록한 아프리카의 르완다입니다. 1994년 르완다 내전(제노사이드) 당시 남성들이 대거 희생되면서 인구의 70%가 여성이 되는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국가를 재건하는 과정에서 여성들이 사회 전면에 나설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되었습니다. 2003년 헌법을 제정하며 국회를 비롯한 모든 의사결정 기구에 최소 30%를 여성에게 할당하도록 명문화했습니다. 이러한 헌법적 기반과 비례대표제가 시너지를 내어 현재 60% 이상의 비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 뒤를 이어 쿠바(55.7%), 니카라과(54.9%), 볼리비아(50.8%), 멕시코(50.2%) 등 중남미 국가들이 나란히 2위부터 5위까지를 휩쓸었습니다. 중남미 국가들의 가장 큰 특징은 단순한 할당제(Quota)를 넘어 의석을 남녀 50대 50으로 맞추는 ‘성별 동수법(Parity Law)’을 선거법이나 헌법에 강력하게 규정했습니다. 이로인해 중남미 국가들이 상위권에 대거 포진한 패턴이 아주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안도라와 아랍에미리트도 정확히 50%를 기록해 공동 6위에 올랐습니다. 특히 아랍에미리트의 약진은 중동 지역 내에서도 상당히 이례적인 케이스로, 중동 지역의 보수적인 분위기 속에서 아랍에미리트가 단기간에 50%를 달성한 것은 2019년에 발표된 대통령 령(Presidential Decree) 덕분입니다. 국가 자문기관이자 의회 역할을 하는 연방평의회(FNC) 의석의 절반을 여성으로 채우도록 국가 최고 권력자가 법으로 강제하면서 지표가 수직으로 상승했습니다.

북유럽 국가들의 선전도 여전합니다. 아이슬란드(46%), 핀란드(45.5%), 스웨덴(44.9%) 등이 10위권 안팎에 굳건히 자리 잡으며 탄탄한 여성 정치 참여율을 보여줍니다. 호주(46%)와 뉴질랜드(45.5%) 역시 꾸준히 상위권을 지키는 대표적인 국가들입니다. 세계 최초로 여성 참정권을 도입한 뉴질랜드(1893년)를 비롯해,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 사회 전반의 평등주의 문화와 높은 여성 경제활동 참여율이 안정적인 정치 참여율의 근간이 되고 있습니다. 

반면 하위권 15개국의 풍경은 전혀 다릅니다. 오만, 투발루, 예멘은 여성 국회의원이 단 한 명도 없는 0%를 기록하며 공동 최하위에 머물렀습니다. 바누아투(1.9%), 파푸아뉴기니(2.7%), 통가(3.8%), 솔로몬 제도(6%) 같은 태평양 지역의 섬나라들이 하위권에 유독 많이 눈에 띄는데요. 이와 함께 레바논(6.25%), 카타르(6.1%), 이란(4.9%) 등 일부 중동 국가들도 5% 안팎의 저조한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종교적 배경이나 전통적인 가부장적 사회 구조가 강하게 남아있는 지역일수록 정치적 진입 장벽이 여전히 거대하게 작동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나아갈 길

 20.33%라는 숫자는 과거 2000년의 5%에 비하면 분명 의미 있는 진전이지만, 세계가 나아가는 보폭에 비하면 여전히 갈 길이 먼 자리입니다.

제도적 뒷받침이 있었던 2004년의 큰 도약 이후,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완만한 계단을 오르고 있습니다. 정치적 대표성의 다양성은 우리 사회의 절반을 차지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정책 수립 과정에 얼마나 고르게 반영되고 있는지를 재는 가장 기본적인 척도일 텐데요. 다른 나라들이 제도를 통해 적극적으로 그 문턱을 낮추고 속도를 내는 동안,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이 간극을 좁혀나가야 할까요?

전체 순위 (상위 50개국)

1 Rwanda 63.8
2 Cuba 55.7
3 Nicaragua 54.9
4 Bolivia 50.8
5 Mexico 50.2
6 Andorra 50
7 United Arab Emirates 50
8 Costa Rica 49.1
9 Iceland 46
10 Australia 46
11 Monaco 45.8
12 New Zealand 45.5
13 Finland 45.5
14 Ecuador 45
15 Sweden 45
16 South Africa 44.9
17 Cabo Verde 44.4
18 Spain 44.3
19 Denmark 43.6
20 Netherlands 43.3
21 Namibia 42.3
22 Ethiopia 41.9
23 Peru 41.5
24 Belgium 41.3
25 Argentina 41.2
26 Senegal 41.2
27 Dominica 40.6
28 United Kingdom 40.5
29 Norway 40.2
30 Burundi 39.6
31 Moldova 39.6
32 Tanzania 39.5
33 North Macedonia 39.2
34 Angola 39.1
35 Switzerland 39
36 Armenia 38.3
37 Mozambique 38.3
38 Uzbekistan 38
39 Dominican Republic 37.4
40 Serbia 37.2
41 France 36.2
42 Guyana 36.1
43 Portugal 35.7
44 Slovenia 35.6
45 Austria 35.5
46 Timor-Leste 35.4
47 Albania 35
48 Luxembourg 35
49 San Marino 35
50 Uganda 34.1

📊 자료 출처: World Bank · 2025년 기준 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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