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Constantine Kim / Pexels
혹시 여러분이 살고 있는 동네에서 1년에 만들어내는 경제적 가치가 얼마인지 생각해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최근 통계청 KOSIS 국가통계포털에 공시된 ‘2024년 17개 시도별 1인당 지역내총생산’ 데이터를 살펴보며 무척 놀라운 사실들을 발견했습니다.
**지역내총생산(GRDP)**은 쉽게 말해 특정 지역 안에서 시민들과 기업들이 합심해서 만들어낸 최종 생산물의 총 가치를 인구수로 나눈 값입니다. 이 지표는 지역 경제의 엔진이 얼마나 힘차게 돌아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아주 직관적인 도구입니다. 17개 시도의 수치를 쭉 늘어놓고 보니, 우리가 어렴풋이 느끼던 지역 간의 온도 차가 아주 뚜렷하게 증명되었습니다.
울산과 대구의 차이가 이 정도라고?
이번 2024년 통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단연 1위와 최하위 지역 간의 어마어마한 스케일 차이입니다. 전국 17개 시도 중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한 곳은 바로 울산광역시였습니다. 울산의 1인당 생산액은 무려 85,194천 원에 달했습니다. 반면 가장 최하위인 17위에 머무른 대구광역시는 31,374천 원을 기록했습니다. 두 지역의 격차를 계산해 보면 거의 2.7배에 달하는데, 솔직히 이 정도의 차이일 줄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대구가 대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생산액이 낮게 나오는 이유는 생산 시설보다 소비와 서비스업 비중이 크고, 상대적으로 인구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반면 울산은 대규모 제조업과 중화학 공업 단지가 밀집해 있어서 인구 대비 생산성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오는 경향이 있습니다. 1위 울산과 17위 대구의 이 엄청난 간극은 단순히 잘 살고 못 사는 문제를 떠나서, 각 지역이 가진 산업 구조가 얼마나 다른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지역 간 양극화 패턴, 1인당 지역내총생산 격차의 진짜 모습
사실 상위권과 하위권의 명단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꽤 뚜렷한 패턴이 보입니다. 상위권에는 대규모 공장이나 산업 단지를 품고 있는 지역들이 촘촘하게 몰려 있기 때문입니다. 상위권 도 단위 지역들의 면면은 다음과 같습니다.
- 충청남도: 67,758천 원 (2위)
- 전라남도: 59,177천 원 (4위)
- 충청북도: 56,328천 원 (5위)
- 경상북도: 52,298천 원 (6위)
이 지역들은 대기업의 대형 제조 공장들이 자리를 잡고 있어서 생산 능력이 막강하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대한민국 경제를 지탱하는 실질적인 힘이 어디서 나오는지 보여주는 증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 대도시들이 대거 하위권에 포진해 있는 점은 참 아이러니합니다. 대전광역시(38,220천 원, 13위), 광주광역시(37,675천 원, 15위), 부산광역시(37,085천 원, 16위) 같은 광역시들이 하위권에 줄을 서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의외였던 것은 대전이나 광주 같은 광역시들이 전남이나 충북 같은 도 단위 지역보다 1인당 생산액이 훨씬 낮게 나왔다는 점이었습니다. 광역시는 서비스업이나 소비 중심의 경제 구조를 지닌 경우가 많고, 인구 밀도가 높다 보니 1인당으로 나눴을 때 숫자가 작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가자면, 통계에서 말하는 ‘분포’와 ‘중위값’의 개념을 이해하면 이 격차가 더 입체적으로 보입니다. 중위값은 17개 시도를 순서대로 세웠을 때 딱 정중앙인 9위에 위치한 값을 말하는데, 2024년 기준으로 9위인 **세종특별자치시(44,610천 원)**가 그 주인공입니다. 재미있는 점은 이 중위값과 상위권의 격차가 엄청나게 벌어져 있다는 사실입니다. 대기업 생산 시설이 있는 소수의 상위권 지역들이 전체 평균치를 크게 끌어올리는 구조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지역 주민들이 체감하는 경제 수준과는 다소 괴리가 있을 수 있습니다.
꾸준히 성장해 온 전국 평균, 하지만 우리 동네는?
그렇다면 우리나라 전체의 평균적인 위치는 어디쯤일까요? 2024년 전국 평균 1인당 지역내총생산은 49,483천 원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이 전국 평균값과 비교해 보면, 17개 시도 중에서 평균보다 높은 곳은 울산, 충남, 서울, 전남, 충북, 경북까지 딱 6개 지역뿐이었습니다. 나머지 11개 지역은 전부 전국 평균보다 아래에 위치해 있는 셈입니다. 몇몇 초강세 지역이 평균을 크게 견인하고 있는 꼴이니, ‘평균의 함정’이라는 말이 왜 나왔는지 실감이 나는 대목입니다.
하지만 실망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지난 세월 동안 우리나라 전체의 경제 규모는 꾸준히 우상향해 왔기 때문입니다. 2010년에 27,996천 원이던 전국 평균값이 매년 쉬지 않고 올라, 2024년에는 거의 5천만 원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도달했습니다. 장기적인 추이를 보면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생산성은 계속해서 향상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을까
저는 이 숫자에서 서울보다 일부 지방의 생산성이 훨씬 높게 나타난 부분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흔히 모든 인프라와 자본이 서울에 집중되어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질적인 부를 생산해 내는 거점은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3위를 기록한 **서울특별시(61,215천 원)**도 훌륭하지만, 제조업 기반의 울산이나 충남이 보여준 생산성은 정말 독보적입니다. 다만 이러한 생산성 격차가 정주 여건이나 실질 소득의 격차로 고착화되지 않도록 균형을 잡는 것이 참 중요해 보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생산 가치가 단순히 낮다고 해서 주눅 들 필요가 전혀 없다는 점입니다. 대도시처럼 소비와 정주 여건에 특화된 곳이 있는가 하면, 공업 도시처럼 생산에 특화된 곳이 있는 법입니다. 각자의 역할과 매력이 다를 뿐입니다.
오늘 함께 살펴본 통계청의 2024년 데이터는 우리에게 지역 경제를 바라보는 새로운 눈을 제공해 준 것 같습니다. 여러분이 살고 있는 동네는 과연 몇 위쯤에 자리 잡고 있었나요?
시도별 전체 순위
| 1 | 울산광역시 | 85194 |
| 2 | 충청남도 | 67758 |
| 3 | 서울특별시 | 61215 |
| 4 | 전라남도 | 59177 |
| 5 | 충청북도 | 56328 |
| 6 | 경상북도 | 52298 |
| 7 | 경기도 | 46996 |
| 8 | 경상남도 | 46550 |
| 9 | 세종특별자치시 | 44610 |
| 10 | 강원특별자치도 | 42563 |
| 11 | 인천광역시 | 41187 |
| 12 | 제주특별자치도 | 39914 |
| 13 | 대전광역시 | 38220 |
| 14 | 전북특별자치도 | 37980 |
| 15 | 광주광역시 | 37675 |
| 16 | 부산광역시 | 37085 |
| 17 | 대구광역시 | 31374 |
📊 자료 출처: KOSIS 국가통계포털(통계청) · 2024년 기준 데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