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Airam Dato-on / Pexels
일상에서 체중 관리나 다이어트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건 꽤 익숙한 일입니다. 텔레비전이나 소셜 미디어를 보아도 건강한 체형을 가꾸기 위한 정보가 넘쳐납니다. 과연 세계적인 기준에서 볼 때 우리의 체형은 어느 위치에 있을까요?
오늘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발표한 2024년 기준 199개국 데이터를 통해 세계 성인 비만율 순위를 꼼꼼히 확인해 보려고 합니다. 각국의 통계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꽤 흥미롭습니다.
세계 성인 비만율 순위 속 대한민국의 위치
WHO가 집계한 199개국 중 2024년 대한민국 성인 비만율은 8.37%를 기록했습니다. 전체 순위로는 180위에 해당합니다.
하위 20위권 안에 드는 수치로, 전 세계적으로 보면 비만율이 매우 낮은 국가에 속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웃 나라 일본이 5.9%로 우리보다 약간 더 낮은 수준을 보이며 194위에 올랐고, 베트남(2.4%), 동티모르(3.61%), 캄보디아(4.92%), 방글라데시(5.75%) 같은 아시아 국가들이 주로 최하위권에 포진해 있습니다. 쌀과 채소 중심의 전통적인 아시아 식단과 생활 습관이 어느 정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결과로 보입니다.
반면 상위권 국가들의 상황은 우리와 전혀 다릅니다.
아메리칸사모아가 무려 75.87%로 전체 1위를 차지했습니다. 그 뒤를 이어 통가(73.81%), 쿡 제도(72.36%), 나우루(71.39%), 토켈라우(70.69%) 등 태평양 섬나라들이 1위부터 최상위권을 모두 휩쓸고 있죠. 프랑스령 폴리네시아(49.15%), 미크로네시아(48.65%), 키리바시(45.59%) 역시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비만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1위 국가와 한국의 비만율 차이가 거의 9배에 달합니다.
이들 국가는 과거 어업과 농업 위주의 전통적인 식생활에서 벗어나 수입 가공식품과 고열량 식단으로 급격히 전환되면서 비만율이 가파르게 상승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지리적 특성상 신선한 채소나 과일을 재배하기 어렵고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환경적 제약도 큰 몫을 차지합니다. 또한, 오세아니아 지역 외에도 카리브해 연안의 바하마(48.28%), 세인트키츠 네비스(46.72%), 그리고 아프리카 북부의 이집트(43.93%)와 중미의 벨리즈(43.42%)가 상위 15위 안에 이름을 올려 눈에 띕니다.
2000년 이후 단 한 번도 꺾이지 않은 비만율 상승 추이
현재의 세계 순위만 보면 안심할 수 있는 수치 같지만, 과거부터의 흐름을 짚어보면 조금 다른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2000년 당시 대한민국의 성인 비만율은 2.32%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2005년 2.93%로 서서히 오르더니, 2010년에는 3.74%를 기록했습니다.
이후 상승세는 더욱 뚜렷해져 2016년에 처음으로 5%대(5.13%)를 돌파했고, 2020년 6.54%, 그리고 2024년 8.37%까지 단 한 번의 꺾임 없이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약 24년 만에 비만율이 3.6배가량 높아진 셈입니다. 불과 20여 년 전만 해도 100명 중 2명 남짓이었던 비만 인구가 이제는 100명 중 8명을 넘어섰습니다. 이 추세대로라면 머지않아 두 자릿수 비만율을 기록하는 것도 시간문제로 보입니다.
비만율의 절대적인 수치보다 그 증가 속도와 지속성이 도드라집니다. 배달 음식 문화의 폭발적인 발달, 좌식 위주의 근무 및 학업 환경,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간편식 섭취 등 일상에서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여러 환경적 요인이 통계 수치로 고스란히 나타난 듯합니다. 최근 의료계에서도 젊은 층을 중심으로 당뇨나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 발병 연령이 낮아지는 현상을 우려하고 있는데, 이러한 비만율의 꾸준한 상승 곡선과 결코 무관하지 않을 것입니다.
비슷한 비만율을 기록한 국가들과의 경제적 대조
한국과 비슷한 7~8%대 비만율을 보이는 국가들은 어디일까요?
하위 15개국 명단을 보면 아시아의 네팔이 7.96%로 우리와 가장 근접한 수치를 보입니다. 또한 아프리카의 부르키나파소(7.69%), 차드(7.4%), 콩고민주공화국(6.69%), 르완다(5.58%), 부룬디(5.18%) 등도 이 구간이나 그 바로 아래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한 가지 짚어보자면, 한국은 경제 규모나 국민 소득 수준이 이들 국가와 크게 다름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수준의 낮은 비만율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 독특합니다. 저소득 국가의 경우 영양 공급 부족이나 만성적인 식량 접근성의 한계로 인해 체질량지수가 낮게 나타나는 경향이 짙습니다. 실제로 통계 하위권에 있는 에티오피아(2.92%), 에리트레아(4.33%), 마다가스카르(4.51%) 등은 국제사회에서 심각한 식량난을 겪고 있다고 보고되는 국가들이기도 합니다.
반면, 한국이나 일본처럼 경제 수준이 높고 칼로리가 풍부한 환경이면서도 비만율이 한 자릿수를 유지하는 경우는 세계적으로 꽤 드문 사례입니다. 이는 단순히 먹을 것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잘 갖춰진 국민 건강 검진 시스템과 수준 높은 의료 인프라가 뒷받침된 결과입니다.
여기에 더해 외모와 체형 관리에 대한 사회 전반의 높은 관심, 그리고 일상적인 다이어트 문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건강한 일상
지금까지 2024년 기준 199개국의 데이터를 통해 한국의 위치를 다각도로 확인해 보았습니다. 세계적인 척도에서 180위라는 순위는 우리가 여전히 체중 관리가 잘 되고 있는 국가에 속한다는 사실을 뚜렷하게 보여줍니다. 하지만 2000년 이후 24년 동안 매년 오르기만 한 그래프를 보면 마냥 마음을 놓을 수만은 없습니다. 갈수록 편리해지는 생활 환경과 고열량 위주의 식습관 변화가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은 꽤 정직하고 묵묵하게 누적되고 있으니까요.
건강은 남들과의 비교나 순위표보다는 어제의 나, 그리고 내일의 나를 위한 꾸준한 실천에서 시작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 저녁, 신선한 식재료로 채운 가벼운 한 끼와 동네 산책으로 내 몸의 소리에 조용히 귀 기울여 보는 것은 어떨까요?
전체 순위 (상위 50개국)
| 1 | American Samoa | 75.9 |
| 2 | Tonga | 73.8 |
| 3 | Cook Islands | 72.4 |
| 4 | Nauru | 71.4 |
| 5 | Tokelau | 70.7 |
| 6 | Niue | 66.9 |
| 7 | Tuvalu | 65.1 |
| 8 | Samoa | 64.3 |
| 9 | French Polynesia | 49.2 |
| 10 | Micronesia (Federated States of) | 48.7 |
| 11 | Bahamas | 48.3 |
| 12 | Saint Kitts and Nevis | 46.7 |
| 13 | Kiribati | 45.6 |
| 14 | Egypt | 43.9 |
| 15 | Belize | 43.4 |
| 16 | Puerto Rico | 42.4 |
| 17 | Qatar | 42 |
| 18 | Marshall Islands | 42 |
| 19 | United States of America | 41 |
| 20 | Palau | 40.5 |
| 21 | Chile | 40.5 |
| 22 | Kuwait | 40.4 |
| 23 | Saudi Arabia | 40.1 |
| 24 | Iraq | 39.7 |
| 25 | Barbados | 39.4 |
| 26 | Fiji | 39 |
| 27 | Panama | 37.7 |
| 28 | occupied Palestinian territory, including east Jerusalem | 37.4 |
| 29 | Mexico | 37.4 |
| 30 | Argentina | 37.2 |
| 31 | Brunei Darussalam | 37.1 |
| 32 | Georgia | 35.7 |
| 33 | Jordan | 35.4 |
| 34 | Jamaica | 35.2 |
| 35 | Uruguay | 35 |
| 36 | Bahrain | 34.9 |
| 37 | Nicaragua | 34.9 |
| 38 | Saint Lucia | 34.8 |
| 39 | Paraguay | 34.7 |
| 40 | Saint Vincent and the Grenadines | 34.6 |
| 41 | Antigua and Barbuda | 34.6 |
| 42 | Bermuda | 34.1 |
| 43 | New Zealand | 34 |
| 44 | Seychelles | 33.9 |
| 45 | Libya | 33.7 |
| 46 | Syrian Arab Republic | 33 |
| 47 | Costa Rica | 32.7 |
| 48 | Dominica | 32.5 |
| 49 | Romania | 32.4 |
| 50 | El Salvador | 32.2 |
📊 자료 출처: WHO · 2024년 기준 데이터